빨래
일상이 무거운 어둠으로 내려앉은
마음자락
오월 하늘에
티기 없이 행군다
귀먹도록 굳어
얼룩진 인습의 자국들
여울물 맑은 목청으로 풀린다
한 수십 해의 나이가
청정히 씻겨 나가고
아내의 웃음이
번쩍이는 햇살에 낚이고 있다
살아 펄럭이는 바람결에
내 살결, 네 숨결의 열도와 습도가
줄에 널려
부드러운 떨림으로 보일 듯이 가리운 일상
수국(水菊) 빛 색조로
바래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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