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보다
광안리 횟집에 가서
달빛 골라내는 법을 알았다
뱃살을 들어내어
달을 보며 먹었다
우럭은 참 눈이 맑았다
다시 잔을 채우며
아직도 숨을 쉬는 우럭의
몸통에서
달빛 한 점 들춰내어 씹었다
조금씩 드러나는 우럭의 뼈
다시 고요한 달빛 숨기고 있었다
우리는 그 달빛마저 아쉬워
매운탕을 주문하고
달빛이 얼큰히 취해
섬을 휘돌아 올 때까지
달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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