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수압에 갇힌 파문은 환각의 골이 깊다
뚫어져라 바라보던 저문 물의 눈빛에
손가락 깨물며 젖던 무명고쟁이 꽃무늬들
무릎에 들어와 날개 접는 새 한 마리
눈물샘 부리에 물고 바동대는 두 다리
눈물로 감싼 슬관절 삐걱이는 노 소리
흩어지는 밤꽃향내 손톱에 움켜쥐고
기억의 골목길을 서성이는 항아리마다
한가득 출렁거리며 물 퍼 올리는 두레박
혈색에 쫓겨나고 기세에 밀려나고
시간에 중독되고 계절에 중독되고
약봉지 양손에 들고 시름에 찬 얼굴 하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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