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흰 고무신
모처럼 일손 놓은 어머니 나들이 적
날아갈 듯 고무신이 어쩌면 국화 꽃잎
그 무엇 부럽지 않은 깔밋한 맵시였다
하늘에 떠있어서 더 고운 달빛처럼
신방잘 위에 앉아 국향을 풍기더니
어느새 발품을 도와 먼 길 다녀온 길벗
걸어온 거리보다 갈 길 더 멀다시며
젖먹이 보듬듯 애지중지 쏟은 정서
저승길 가시는 랑엔 아예 벗고 가셨는가
마음이 머무는 곳 애틋이 쌓이는 정
마침표 찍어 놓듯 멎어 선 무덤 위로
영생의 쪽달이 뜬다, 어머니 흰 고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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