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연등을 달며 / 허명순 - 2009년 9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낙동강 파수꾼 2021. 5. 30. 14:09

 

연등을 달며

 

 

 

한때는 외면하며 떠났던 그때 그 자리

 

가슴에 손을 모아 한 송이 꽃을 바치면

 

바람도 지친 시간도 고요 속에 앉는다

 

스스로 울지 못한 범종소리 들려오니

 

마음 속 구석구석 미움을 게워내면

 

아득히 먼 산 하나가 제자리로 돌아온다

 

어둠을 밝힌 만큼 치부 또한 드러내지만

 

꿈꾸는 잠시나마 세상은 하나로 밝아

 

다가올 시간 속으로 길을 두고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