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시간
일등중사 계급장을 입김 불어 닦고 계신
아버지의 노안(老顔)에는 검버섯이 한창입니다
풋 냉이 발돋움하며
동구 밖을 보는 시간
난생 처음 꺾어든 꽃, 엄니 손에 놓으시고
밤새워 적으셨다는 세로줄의 기인 편지
읽어 줄 임자 없다며
다시 접으십니다
상여막을 짐짓 피해 돌아가는 퇴근 길
정갈한 흰 주발에 온 마음을 담습니다
물처럼 드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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