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바람 부는 덕수궁길 / 임진이 - 2003년 9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0. 7. 22. 22:03

 

바람 부는 덕수궁길

 

 

소슬한 추억 한 줌 쥐고 있는 길을 걷다

기억의 푸른 화살 돌틈 깊이 박고 서서

가늘게 남아 숨쉬는 삶의 맥을 짚어 본다

 

뼈 삭은 옛이야기 간간이 어우러져

오랜 염원 지탱하며 금이 진 자리마다

이끼 낀 서릿빛 역사 저물어 간 흔적 짙다

 

세월의 담쟁이가 손을 뻗어 덮어가도

청명한 비명소리는 時代의 담을 넘어

수시로 뒷걸음질 치며 골목길을 서성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