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가을밤 랩소디 / 배인숙 - 2003년 9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0. 7. 22. 21:24

 

가을밤 랩소디

 

 

담쟁이 이엉 두르고 보금자리 틀었는가

가까이 다가가면 물러서는 저 귀뚜리

귀뜨르 귀뚜르르르 밤이랑을 걷는다

 

지난 철 부푼 꿈꾸며 높아가는 낟가리들

별빛도 여무는 시간, 또옥 똑 단물 들고

빈 곳간 한껏 채워줄 그런 계절 아니던가

 

찬바람 무시로 불어 갈잎마저 거둬가면

모자라는 추수 낟알로 어룽지는 됫박질

귀뚜르 귀뚜르 울음, 가을밤 다 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