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랩소디
담쟁이 이엉 두르고 보금자리 틀었는가
가까이 다가가면 물러서는 저 귀뚜리
귀뜨르 귀뚜르르르 밤이랑을 걷는다
지난 철 부푼 꿈꾸며 높아가는 낟가리들
별빛도 여무는 시간, 또옥 똑 단물 들고
빈 곳간 한껏 채워줄 그런 계절 아니던가
찬바람 무시로 불어 갈잎마저 거둬가면
모자라는 추수 낟알로 어룽지는 됫박질
귀뚜르 귀뚜르 울음, 가을밤 다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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