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동백 숲에서 / 김영희 - 2003년 9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낙동강 파수꾼 2020. 7. 22. 21:42

 

동백 숲에서

 

 

실바람 기척에도 잠깨어 일어나던

그 새벽 파도가 가둔 한 시대의 사립 열면

희미한 오솔길 따라 등불 장히 밝구나.

 

돌아보면 또 하나 섬이 되는 기억 너머

발자국을 지우며 먼 길을 떠나야 했던

새벽이 홰치는 소리, 동박새 기침소리.

 

우국(憂國)의 꿈을 좇다 별을 놓쳐버리고

미처 읽지 못했던 뼛속 깊이 박힌 이름

내 마음 걸어두고서 해와 나눈 밀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