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배꽃 지는 풍경 / 노영임 - 2003년 4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0. 6. 21. 21:27

 

배꽃 지는 풍경

 

 

봄은 온통 누룩 빚어 흩날리는 흰 빛 축제

햇살 투명한 날 싸륵싸륵 꽃눈 내립니다

혀끝에 닿는 그 배꽃, 알싸하니 녹습니다

 

산등성이 저만치 명지바람 불어올 때

파르르 떠는 꽃잎, 허공 속에 포물선 긋고

사월의 끝자락 잡고 물구나무 서는 하루

 

이울어진 꽃자리마다 봉긋이 내민 가슴

아그배 닮은 계집아이 부끄러워 샐쭉하니

청술레 발길 따라서 앵돌아 뛰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