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거미 / 신종범 - 2003년 4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낙동강 파수꾼 2020. 6. 21. 21:36

 

거미

 

 

투명의 실을 뽑으며 온몸으로 울었다

허리 채 끊기는 고통을 감내하고

오늘도 끈적끈적한 삶의 투망을 던진다

 

기껏해야 허공에서 그네나 타지만

의지와 기다림을 숙명으로 안고 산다

저 고독,

통렬한 절제

두말 없는 수도자다

 

이슬을 먹으면 욕심 하나 버릴까

몽상을 터뜨리며 욕망이 꿈틀거린다

출러덩,

아슬한 허공

그네를 건너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