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나무의 일기 / 이종관 - 2003년 3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0. 5. 21. 17:10

 

나무의 일기

 

 

엊그젠 새 한마리 어깨에 와 앉았다.

온종일 휘파람을 허공으로 날리다가

저물녘, 노을이 지는 西天으로 날아갔다.

 

어제는 눈 맑은 아이가 발치에서 놀았다.

그늘 속 흙바닥에 무언가 그리다가

땅거미 내릴 그 즈음 왔던 길로 돌아갔다.

 

새는 오늘 어디에서 저를 노래했을까

아이는 또 어디에서 제 얼굴을 그렸을까

북극성 깜박이는 밤 여울 소리 차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