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일기
엊그젠 새 한마리 어깨에 와 앉았다.
온종일 휘파람을 허공으로 날리다가
저물녘, 노을이 지는 西天으로 날아갔다.
어제는 눈 맑은 아이가 발치에서 놀았다.
그늘 속 흙바닥에 무언가 그리다가
땅거미 내릴 그 즈음 왔던 길로 돌아갔다.
새는 오늘 어디에서 저를 노래했을까
아이는 또 어디에서 제 얼굴을 그렸을까
북극성 깜박이는 밤 여울 소리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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