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아집(我執) / 한경정 - 2003년 3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0. 5. 21. 17:37

 

아집(我執)

 

 

재교 삼교 거쳤어도 숨어있는 오식들

말 속에서 문맥에서 뒤편으로 처진 것들

기어이 감추고 싶은, 부질없이 지는 짐.

 

문득 돌아보면 파지처럼 쌓인 실책

그 위로 무너져야 할 내 안의 견고한 진(陣)

나아갈 저 청운의 길 막아서고 있는 것들.

 

선진들의 전언을 담고 밀려온 시간 속을

미분하지 못하고 읽어내지 못한 날에

전령은 떠나버리고 혼자 남아 머문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