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
온몸으로 그리는 말 샘처럼 솟아난다
손가락 끝으로 엷게 덧칠하는 몸의 말
그 손에 모국어가 사는 선 고운 춤사위다
허공에 수를 놓아 귀 여는 수채물감
표정으로 붓을 들어 채색하고 덧칠한다
환하게 피어오르다 번져가는 푸른 말
코스모스 꽃잎인 양 가녀린 동그라미
물 위에 떨어지는 물방울 지문처럼
고리에 고리를 물고 너와 나를 이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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