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아버지의 일기 / 김영순 - 2012년 10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1. 8. 7. 17:17

 

아버지의 일기

 

 

 

일출봉과 마주한 우도봉 벼랑 끝엔

낙서며 그리움이며 애써 지운 흔적 있다

'지 마세' 누가 지웠나

'넘어가 요'만 남았다

 

'넘어가 요' 그것은 낭떠러지일 뿐이지만

가지 마라 가지 마라

더 가고 싶어지는

그 선을 넘고 나서야 비로소 가을이 온다

 

나를 넘고 가라

산 넘고 물 건너가라

육지로 첫 발령 난 딸애를 보낸 그 밤

아버지 꿩울음 일기 술로 익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