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風景 - 자작詩

헌 구두 닦아 신고 / 김상우

낙동강 파수꾼 2020. 3. 1. 21:52

 

헌 구두 닦아 신고

 

 

헌 구두 닦아 신고 거리에 나서니

폭죽 터지는 소리

햇살 바스러지고

숱한 열망들 갈라져서

우르르 쏟아지는

내 허공 어딘가의 눈부신 비산

속 빈 소리라도 좋아

신나는 단말마의 상쾌한 연속음

헌 구두 신고 산다는 것

낡아서 따뜻하게 축제를 꿈꾼다는 것

부딪칠 적마다 핏빛 통증 뒤척이는

내 발가락의 동반자

먼 거리 걸어온 헌 구두

일상의 축제 같은 행보가 눈물겹다는 것

깊은 곳에서 팡팡 터지는 폭죽소리

마음이 뜨거워진다

절망에 익숙해진 헌 구두 신고 걸으면

숨차지 않게 뒤처진 삶의

속도가 달구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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