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세수하다가, 두 손에 든
물을 바라보다
물 한 줌 쥔 동안 비치다 깨어지고
다시 맞춰지는 나를 보았네
두 손과 얼굴 사이
은밀히 살아남은 물방울
물 한 줌 쥘 동안 비치다
그마저 놓쳐버리면 낱낱이 분해되어
세상으로 흘러다닐 얼굴을 보았네
자신을 잊을 때까지
떠오르다 가라앉는 물방울, 그러다가
뾰족한 수도 없이
스르르 잊혀져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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