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담배 / 서덕 - 2009년 10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낙동강 파수꾼 2021. 6. 5. 21:51

 

담배

 

 

 

1

 

외로운 사내는 청동 향로가 되었다

 

담배 향 불붙이고

길게 한숨 쉬어

 

밤하늘 흐릿한 구름처럼

하얀 번뇌 꽃 피웠다

 

 

2

 

담배 끝머리에

붉은 별이 내려 앉는다

 

덧없는 이들을

희롱하는 붉은 몸짓

 

사내의 순결에 맞춰

거짓 희망이 명멸한다

 

 

3

 

잠깐의 위로 뒤

남은 자리는 더욱 외롭다

 

구름도 별빛도 없는

식어버린 향로에

 

희미한 잔향을 담은

담뱃재만 스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