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그 아침의 비밀 / 김영주 - 2009년 10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1. 6. 5. 21:39

 

그 아침의 비밀

 

 

 

잠이 덜 깬 새벽 유리컵을 닦다가

살과 살이 부딪치며 비명을 내지른다

순간을 놓아버린 손

바르르 떨고 있다

 

날선 살점들이 가슴에 와 박힌다

함께 한 시간들이 거품처럼 사라진다

환상을 담았던 것이

꿈이었던 것이

 

잃어버린 아픔은 그러모은 시간이다

시간 속에 붙들어 둔 은밀한 욕망이다

물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이 아침

 

버리고 못버리는 미련조차 짐이다

가벼운 아주 가벼운 비밀 하나 가져갈 뿐

살면서 손바닥 위에

건져 놓은 손금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