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말미잘 같은
팽팽한 근육질에 독을 품은 돌기 안고
날름날름 집어삼킨다, 설익은 풍문들을
세 치 혀 마수에 걸려 소리들이 넘어진다
때로는 칼날 세워 목덜미를 겨누다가
반 뼘도 안 되는 게 한 생을 쥐락펴락
누구도 함부로 못할 그 아비는 지옥 불
벌렸다 오므렸다, 한 구멍에 들락날락
피 비린 배설물이 입술 타고 흘러간다
말미잘 입질을 따라 붉은 꽃잎 찰랑이듯
입 닫고 잘근잘근 혓바닥을 씹어볼까
문지기 보초를 세워 근신을 명해볼까
내 것이 내 것이 아닌 괴물과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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