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두렁 태반
어머니는 긴 세월을 진흙으로 사셨다
엄동바람 얼얼해진 배를 다독이시며
둑방길 무너진 강을
씨 품고 건너셨다
은밀하게 손톱 세운 꽃샘바람 밀어내고
탯줄 감친 그 둘레 민들레 피어났다
연노랑 짙은 옹알이
보다듬는 어느 봄날
풋남새 키운 얼굴을 카메라에 캐어 담다
노을 젖은 밭두렁의 태반을 건드려본다
그 떨림 꽃잎에 실려
온 누리가 폭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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