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가만히 불러보면 일어나서 올 것 같은
용강리 64번지 언덕배기 섬돌에는
어머니 구부정해진
닳은 구두 놓여 있다
빳밧하던 신발 바닥 깎아 먹은 모진 길
그 시간 못이 되어 생채기에 박혔는데
얇아진 구두 뒷굽이
언덕을 또 낳았다
내 미처 그때는 뜨거운 줄 몰랐지만
뙤약볕에 나앉은 아이 등을 볼 적마다
저 등이 내가 넘어야 할
언덕임을 생각한다
'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런거리는 덩굴손 - 담쟁이 / 조민희 - 2009년 3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0) | 2021.04.18 |
---|---|
행진 / 송영일 - 2009년 3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0) | 2021.04.18 |
밭두렁 태반 / 엄미영 - 2009년 2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0) | 2021.04.11 |
섬진강 봄 / 서문기 - 2009년 2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0) | 2021.04.11 |
빈문서 1 / 박은선 - 2009년 2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0) | 2021.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