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도 장니(天馬圖 障泥)*
저 말 아직 살아있다, 깊은 잠 깨어났다
장승이 된 천관녀의 붉은 사랑 접지 못해
엎어져 피를 뿜었던 백마 아직 살아있다.
흰털 곱게 벗겨내듯 머리맡에 빛 들던 날
자작나무 장니 속에 숨어 지낸 시간들을
부르르 앙다문 입이 자꾸자꾸 토해낸다.
갈기를 휘날리며 구름 감은 그 발짓도
천년을 하루같이 발싸심 하던 것이
저렇게 진저리치고 성큼 튀어 나온다.
꼭 한번 달렸어야 할 황산벌이 보이는가
노을 타고 날아가다 주춤하고 숨 고르고
기어이 참았던 울음 터뜨리고 있는가.
*천마도 장니 : 국보 제 207호. 천마가 그려져 있으며, 5~6세기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천마총에서 출토됐다.
장니는 말 탄 사람 옷에 흙이 튀지 않도록 안장 양 끝에 늘어뜨리는 기구를 말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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