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둑에서
만경강 한 허리쯤 이름뿐인 포구에는
나팔꽃 홀로 피는 달맞이 길 꼬부라지고
농게들 혈거(穴居) 떠난지 석삼년은 넘었겠다
자갈둑 뚜덜대는 억새 틈에 목을 늘여
강바람 호명하면 먹구름 몰려들어
소나기 튀다 멎는 곳, 토란잎들 서늘하다.
별자리 우수수 내려 뒷강에 멱을 감던
실꾸리 감던 순이 손톱물 번졌는데
꽃 물든 어린 내맘은 부끄러워 마구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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