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구두
굽 닳은 낡은 구두, 먼 길을 휘돌아왔다
해지고 지친 모습 포개 앉은 신발장엔
빛바랜 시간도 함께 고즈넉이 쌓여 있다.
뽀얀 먼지 털어내자 드러나는 잔주름살
걸어온 거리만큼 얇아진 한 생을 보며
여정을 마친 표정이 한지처럼 따스했다.
뚜벅뚜벅 실루엣이 한발 앞서 나서는 길
도장 찍듯 살다 가신 아버님 봉분 위로
노을빛 향기는 지고 별 사태 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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