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남은 안락의자 / 김채연 - 2006년 3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0. 9. 20. 12:20

 

남은 안락의자

 

 

 

굴포천 벽을 기대고 벼려진 소파 하나

한때는 어느 생의 그 무게 지탱했으나

가로로 누워있는 삶이 버려져 직립이다

 

누구나 추운 것은 아니라는 입동 무렵

참혹히 허리를 꺾는 불꽃같은 이 허기여

만나볼 핏줄도 없이 싸늘하게 굳어가네

 

아무도 눈 주지 않는 독거노인 죽음처럼

폐기물 수거 딱지 못 붙이고 방치되었나

소파의 낡은 등 위로 사나흘 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