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안락의자
굴포천 벽을 기대고 벼려진 소파 하나
한때는 어느 생의 그 무게 지탱했으나
가로로 누워있는 삶이 버려져 직립이다
누구나 추운 것은 아니라는 입동 무렵
참혹히 허리를 꺾는 불꽃같은 이 허기여
만나볼 핏줄도 없이 싸늘하게 굳어가네
아무도 눈 주지 않는 독거노인 죽음처럼
폐기물 수거 딱지 못 붙이고 방치되었나
소파의 낡은 등 위로 사나흘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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