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물 위를 걷는 봄빛 / 김종학 - 2006년 3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낙동강 파수꾼 2020. 9. 20. 12:36

 

물 위를 걷는 봄빛

 

 

 

바람도 뒷짐 지고 비도 슬쩍 비껴간 밤

또다시 뇌리 속에 번지는 달무리처럼

어둠의 껍질을 벗기는 긴 편지를 씁니다

 

도심 불빛 되새기는 빈 들녘 홀로 서서

껍데기 흔적만 남긴 내 허울을 걷어내고

세상에 세 들어 사는 샛강을 걸어봅니다

 

내 안을 뜀박질한 열꽃도 진정시키며

헛헛한 강어귀에 돛배 하나 띄웁니다

손 끝이 이내 가 닿는, 거기가 봄빛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