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설레임에게
흐린 불빛 아래 편지를 쓴다
설레임이여, 오너라
인적 끊긴 성당
묵상에 잠긴 시간의 어둠 속에서
새별 돋듯이
저 그리움의 파도소리 가로지르는
하얀 돛배 밀고 바람처럼 오너라
수척한 낮달처럼 오너라
슴슴한 허공처럼 오너라
산허리 휘감아 이는 안개처럼 오너라
감나무 잎사귀에 미끌어지는
소슬한 가을 달빛처럼, 문득
달빛인 듯 아닌 듯
등불 꺼진 창문 틈새로 스며들어 오너라
어서 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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