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風景 - 자작詩

나의 설레임에게 / 김상우

낙동강 파수꾼 2020. 8. 17. 14:17

 

나의 설레임에게

 

 

 

흐린 불빛 아래 편지를 쓴다

 

설레임이여, 오너라

 

인적 끊긴 성당

묵상에 잠긴 시간의 어둠 속에서

새별 돋듯이

 

저 그리움의 파도소리 가로지르는

하얀 돛배 밀고 바람처럼 오너라

 

수척한 낮달처럼 오너라

슴슴한 허공처럼 오너라

산허리 휘감아 이는 안개처럼 오너라

 

감나무 잎사귀에 미끌어지는

소슬한 가을 달빛처럼, 문득

달빛인 듯 아닌 듯

등불 꺼진 창문 틈새로 스며들어 오너라

 

어서 오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