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줄 - 유리창 닦기
무한의 허공을 거미처럼 내려와서
한 가닥 밧줄에 생명을 저당 잡히고
몸으로 세상을 닦는다
마음까지 환하라고
대명천지 밝은 날에 까막까막 등불 켜고
외줄에 감겨드는 이승의 삶 풀어내며
무리진 흔적을 모아
깨끗하게 훔쳐낸다
따가운 햇살마저 두 손으로 당겨서
흐린 생 트이라고 이제는 맑아지라고
나부시 지운 길들이
반짝이며 부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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