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상처들 / 정상혁 - 2004년 6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0. 8. 12. 18:07

 

상처들

 

 

살구나무 가지마다 흐드러진 꽃잎들은

겨울이 할퀴고 간 자리마다 고름 맺힌

피끓는 그리움이다 간지러운 상처다

 

내 몸에 절망의 못 박아대던 지난 겨울

찢겨진 살점들이 망국의 깃발처럼

시커먼 그림자 남기던 시간들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 또한 일어설 차례

깊숙한 상처 위로 돋아나는 꽃잎처럼

내 몸에 싸한 향기의 새살이 돋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