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소나타
< 서곡 >
잎새 지운 마른 가지 하늬바람 현을 타고
귀담을 이 하나 없는, 고즈넉한 텅 빈 객석
달거리 어슬한 뒤란 조명 하나 밝혀 든다
< 1악장 - 초승 >
여위고 창백한 낯 노을 속에 거둔 세월
못다 한 이야기들 속으로만 묻어둔 채
해 붉은 산허리 돌아 절룩대며 가는 사랑
< 2악장 - 보름 >
이럴 수가... 오, 남몰래 무르익은 수밀도라니
암팡지게 살진 가슴 얼비치는 뽀얀 속살
터질 듯 하얀 그리움
피워 물고 있었다니
< 3악장 - 그믐 >
눈감아야 볼 수 있는 마음 하나 띄웁니다
그대 향한 밤의 길섶 차라리 소경이고자
올곧은 시대의 서정 별밭 다시 일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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