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바닷가 이야기 / 김지은 - 2003년 7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낙동강 파수꾼 2020. 6. 24. 22:18

 

바닷가 이야기

 

 

태안반도 모래밭에 그물이 풀려난다

요즈음 괜찮냐는 지나는 인사 끝에

노인의 젖은 웃음이 미역내를 풍긴다

 

꽃게는 엄지 검지로 배를 잡는 거라며

바장이는 게 한 마리 덥썩 건네주신다

서울의 외손녀 하나 꼭 나를 닮았다고

 

머리 위로 가끔 나는 갈매기 울음처럼

멀리 사는 살붙이가 가끔은 그립다고

흐린 눈 허기진 가슴 그물을 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