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수덕사에서 / 한덕 - 2002년 9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0. 5. 4. 13:06

 

수덕사에서

 

 

속을 비워 가벼워진 목어(木魚) 한 마리가

사리인 듯 연꽃잎에 은구슬을 빚는 나절

날렵한 산 제비 두엇 맞배지붕 차고 난다.

 

백팔 계단 올라서면 내림길은 더 버거워

발자국도 짐이 되어 개울물에 흘리면서

내 안의 거스러미를 화두로 집어낸다.

 

일주문을 벗어나면 또 다른 사바인가

울울한 숲 너른 하늘 여백으로 틔워놓고

삼생을 점으로 찍어 화폭에 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