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에서
웃음소리 잦아진 곳 쑥쑥 자란 푸른 잡초
빈자리 넘나들며 거미들이 그네 타고
옛 얘기 들릴까 싶어 고개 갸웃 창문 넘네
가로 누운 기자재들 아이들 조잘거림
담장 밖 골목 너머 사라져 간 악동들도
오늘은 보고싶구나 행여 하고 고개 든다
이순신, 세종대왕, 교실 뒤에 걸린 그림
우리는 살아있네 꿈을 갖고 살아 가네
삐걱인 문짝 하나가 대답하며 돌아본다
추억을 등에 메고 구석구석 눈을 주니
가늘던 미루나무 알통 박힌 가지 위에
휘파람 불던 그 때가 나뭇잎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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