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황태덕장 / 정평림 - 2002년 2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0. 4. 23. 17:29

 

황태덕장

 

 

영(嶺) 넘어 깊은 골짝 눈 그늘 머문 자리,

칼 세운 높새바람 에워내듯 깎아오면

덕장에 꿰인 주검들, 눈 멀거니 풍장된다.

 

동해바다 힘찬 햇살 푸른 등에 꽂히던 때

휘몰아 산 이승의 세월 이내 속에 묻어둘 뿐,

썰렁한 이 산자락엔 빈 구름만 가라앉고

 

넋 나간 장승인가 혼줄 빠진 덕장 장대

광배(光背)처럼 전해오는 승천 후의 이 고요를

주체할 겨를이 없어 두손으로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