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덕장
영(嶺) 넘어 깊은 골짝 눈 그늘 머문 자리,
칼 세운 높새바람 에워내듯 깎아오면
덕장에 꿰인 주검들, 눈 멀거니 풍장된다.
동해바다 힘찬 햇살 푸른 등에 꽂히던 때
휘몰아 산 이승의 세월 이내 속에 묻어둘 뿐,
썰렁한 이 산자락엔 빈 구름만 가라앉고
넋 나간 장승인가 혼줄 빠진 덕장 장대
광배(光背)처럼 전해오는 승천 후의 이 고요를
주체할 겨를이 없어 두손으로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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