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구산동 산 0번지 / 장기숙 - 2002년 1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0. 4. 21. 18:52

 

구산동 산 0번지

 - 결핵촌에서

 

 

 

숨가쁜 언덕배기 한 평 반 움막집에

구멍난 가슴마다 울컥울컥 쏟는 피

끊일 듯 잔기침소리 꽃잎처럼 흩어진다

 

마주보던 눈빛마저 떠나간 변방에서

앙상한 가지 끝에 잎새 하나 새겨놓고

아픔도 피붙이인 양 다독이고 있었다

 

개망초 절로 피고 이우는 마당귀에

한 철 스쳐가는 왁자한 답지 너머

더러는 따스한 손길 남은 生을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