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겨울 배 / 유순덕 - 2015년 11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2. 2. 24. 17:39

 

겨울 배

 

 

 

사나흘 내린 폭설의 밤 그늘 길게 늘인다

내려앉은 발걸음은 한걸음도 뗄 수 없어

둥둥둥 허공 맴돌며 감아드는 눈꺼풀

 

툭 툭 털고 눈을 떠봐, 귓속을 감도는 말

마음은 또 서글픈 몸을 말없이 따라가는지

잔잔한 파도를 타고 눈도 가고 꿈도 간다

 

살아갈 날 까마득해 소금기 젖은 물속의 잠

그 많은 잠 내 몸 어디 그리 깊이 고였을까

눈 감은 설원의 기도, 길 떠나는 빈 배 한 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