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배
사나흘 내린 폭설의 밤 그늘 길게 늘인다
내려앉은 발걸음은 한걸음도 뗄 수 없어
둥둥둥 허공 맴돌며 감아드는 눈꺼풀
툭 툭 털고 눈을 떠봐, 귓속을 감도는 말
마음은 또 서글픈 몸을 말없이 따라가는지
잔잔한 파도를 타고 눈도 가고 꿈도 간다
살아갈 날 까마득해 소금기 젖은 물속의 잠
그 많은 잠 내 몸 어디 그리 깊이 고였을까
눈 감은 설원의 기도, 길 떠나는 빈 배 한 척
'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중도시 / 이중원 - 2015년 11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0) | 2022.02.24 |
---|---|
항아리 / 장옥경 - 2015년 11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0) | 2022.02.24 |
아버지의 주름 / 김수원 - 2015년 10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0) | 2022.02.23 |
초저녁별 / 이예연 - 2015년 10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0) | 2022.02.23 |
신화를 쓰다 / 박화남 - 2015년 10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0) | 2022.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