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골암
절집에 들어서야 그림자를 벗는 내게
긴 순례를 마치고 이제야 돌아왔느냐
처마에 매달린 풍경 고개를 끄덕인다
고단한 생을 씻고 허리 감는 물소리
묵직한 시간의 옷 무수히 털어버렸을
한낮이 가려운 돌탑 헛웃음을 흘린다
억새풀 밟아가며 흰 뼈로 걷는 낮달
마지막 발자국은 남기는지 지우는지
또다시 돌아가야 할 서녘으로 길이 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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