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탈골암 / 이창규 - 2014년 5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1. 10. 11. 07:28

 

탈골암

 

 

 

절집에 들어서야 그림자를 벗는 내게

긴 순례를 마치고 이제야 돌아왔느냐

처마에 매달린 풍경 고개를 끄덕인다

 

고단한 생을 씻고 허리 감는 물소리

묵직한 시간의 옷 무수히 털어버렸을

한낮이 가려운 돌탑 헛웃음을 흘린다

 

억새풀 밟아가며 흰 뼈로 걷는 낮달

마지막 발자국은 남기는지 지우는지

또다시 돌아가야 할 서녘으로 길이 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