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장 골목 / 박명숙
누구는 호객하고 누구는 돈을 세는
양미간이 팽팽한 노점 앞을 지나는데
꽃집의 늦은 철쭉이 여벌옷처럼 펄럭인다
가끔씩 여벌처럼 세상에 내걸려서
붐비는 풍문에나 펄럭대는 내 삶도
마음이 지는 쪽으로 해가 지듯, 저물것인가
퍼붓는 햇살까지 덤으로 얹어놓아도
재고로만 남아도는 오래된 간판들을
쓸쓸히 곁 눈 거두며 지나는 정오 무렵
'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둑 두는 남자 / 김샴 - 2013년, 중앙시조백일장 시조 신인상 (0) | 2021.08.23 |
---|---|
윷놀이 / 서정택 - 2013년, 중앙시조백일장 좋은 시조 신인상 (0) | 2021.08.23 |
어족은 등이 굽어있다 / 서해경 - 2013년 11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0) | 2021.08.16 |
아버지 / 권경주 - 2013년 11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0) | 2021.08.16 |
점멸의 시간 / 송태준 - 2013년 11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0) | 2021.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