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포도주 / 성국희 - 2009년 11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1. 6. 6. 10:54

 

포도주

 

 

햇살과의 약속을 송이송이 움켜쥐고

스스로 그늘을 엮어

갈증을 조절해 본다

온몸에 먹을 풀어서 새길 것은 무언지

 

멀리서 채워왔던 싱그러운 날들이여

달디단 음모(陰謀) 속에

또 하나의 빗장 채우면

바람도 환한 달빛도 서로 손을 잡는다

 

살갗이 터질수록 드러나는 한 생애의 뼈,

덩굴이던 꿈을 접고

눈시울이 붉어지면

비로소 황금 비율의 유혹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