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남강
가느스름 실눈 뜨고 촉석루 올려다본다
슬픈 듯이 슬픈 듯이 내려앉는 산 그림자
아련한 의암 언저리, 비봉산도 잠겨 있다
밤의 뒷문 소리 없이 잠긴 빗장 스릇 풀고
강물 위에 수천 개의 불빛 비늘 반사되어
금물결, 논개가 끼었던 가락지로 반짝인다
나의 삶, 나의 뼈에도 눈물겨운 낱말이 돋고
그토록 오랜 세월 불시 안고 지켜온 진주성
임진년 그 장렬함이 이끼 속에 묻혀 있다
제 가슴 회초리 치는 저 강물소리 한량없고
맨발의 무희처럼 방울 흔드는 대이파리
그 댓잎 은빛 방울이 하늘 올라가 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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