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가방 별빛 / 이순권 - 2008년 10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1. 3. 20. 13:48

 

가방 별빛

 

 

 

껴안듯 밀쳐내듯 손잡고 걸어온 길

입시울 다 닳도록 좁은 구석 여닫으며

세월의 부스러기를 수북하게 떨군다

 

낮은 무릎 맞대면서 세상 그리 부대꼈나

내 대신 입은 생채기, 그 아픔 추스르며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얼룩 자국 다독인다

 

해진 가방 짐 꺼내고 악취서껀 씻어낸다

사는 일이 죄만 같은 무서리진 외진 길섶

때로는 귀닳은 하루도 허물 벗듯 돋는 별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