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꽃이보이지않는다. 꽃이향기롭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거기묘혈을판다. 묘
혈도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속에나는들어앉는다. 나는눕는다. 또꽃이향
기롭다. 꽃은보이지않는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잊어버리고재차거기묘혈을판
다. 묘혈은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로나는꽃을깜박잊어버리고들어간다.
나는정말눕는다. 아아. 꽃이또향기롭다. 보이지도않는꽃이-보이지도않는꽃이.
* 조선일보, 1936. 10. 6 ; <정본 이상문학전집-01. 詩>, 소명출판,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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