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
밤이면 문 열고 함부로 침범하여
새하얀 나의 뜰을 무례하게 점령하는
삼월의 아지랑이 같이 달뜨는 이야기.
혼자만 알고 있는 비밀로 여겼을까
아무도 몰라주는 속내라 여겼을까
밤마다 미주알고주알 적어 둔 이야기.
나만은 속속들이 알고 또 알고 있지
어제는 부끄러워 쥐구멍 간 네 비밀
오늘은 자신이 없어 고개 숙인 네 얼굴.
모른 척 비밀 안고 벙어리 삶 사는데
재밌는 얘깃거리 적어줄 줄 모르는
철없는 떠꺼머리 같네, 무정한 내 주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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