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밤꽃 향, 여물 때까지 / 송유나 - 2006년 6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0. 9. 26. 12:00

 

밤꽃 향, 여물 때까지

 

 

 

짙은 숲 갓길 걷다 발걸음 멈춘 자리

뉘 부르는 야릇한 향, 코끝 상큼 간질이고

갈래길 들어설 때는 하얀 외침 가득해

 

가끔씩 들려오는 양지니 새 울음소리

옴몸을 조여 오는 아픔 한 겹 벗겨내면

지난 해 아물지 못한 틈새자국 쓰려 와

 

때로는 쭉정이로 비켜 앉은 구석자리

알알이 여물 때마다 내 설 곳 비좁지만

가끔씩 퉁명스럽게 툭, 내뱉는 저 말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