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밑줄 긋기 / 송옥선 - 2005년 9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0. 9. 5. 13:36

 

밑줄 긋기

 

 

오래전에 읽었던 책갈피를 들추다가

밑줄에 갇혀 누렇게 뜬 낱말들을 만났다

흐르르 꿈 부스러기가 날아오를 것만 같다

 

밑줄로 묶인 것들은 모두가 그리움이다

너무 아파 남겨지고 가슴 벅차 붙박힌 것

이제는 풀무질하여 새털처럼 가벼워진 것

 

오늘은 어디쯤에 뜻 깊을 밑줄을 긋나

속마음을 비울수록 곳곳에 울림이 있어

차라리 가슴 복판에 동그라미를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