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사에서
한낮을 찢는 매미 울음 초록물이 우러나서
등물 하는 산꿩 소리 돌부처가 눈을 뜨고
이제사 말문을 열어 여기 보라 기척한다.
물소리 맑게 열리는 곳 산을 하나 풀어놓고
햇살도 따가워서 흙냄새도 달게 피는
꽃그늘 아래 서 있으면 오솔길도 토라졌다.
풀물이 든 젖은 종소리 강물같이 길게 눕고
어지간히 모질었나 돌도 삭아 꽃이 피는
뜰 아래 홍매화 피어 장명등을 밝히었다.
등 돌려 앉은 선방부처 돌을 갈아 비춰보나
가까이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정점 하나
돌확에 고인 물에도 달이 가고 해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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