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운문사에서 / 이광수 - 2005년 6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0. 8. 31. 17:24

 

운문사에서

 

 

한낮을 찢는 매미 울음 초록물이 우러나서

등물 하는 산꿩 소리 돌부처가 눈을 뜨고

이제사 말문을 열어 여기 보라 기척한다.

 

물소리 맑게 열리는 곳 산을 하나 풀어놓고

햇살도 따가워서 흙냄새도 달게 피는

꽃그늘 아래 서 있으면 오솔길도 토라졌다.

 

풀물이 든 젖은 종소리 강물같이 길게 눕고

어지간히 모질었나 돌도 삭아 꽃이 피는

뜰 아래 홍매화 피어 장명등을 밝히었다.

 

등 돌려 앉은 선방부처 돌을 갈아 비춰보나

가까이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정점 하나

돌확에 고인 물에도 달이 가고 해가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