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風景 - 자작詩

만종(晩鍾) / 김상우

낙동강 파수꾼 2020. 8. 17. 13:10

 

만종(晩鍾)

 

 

구부린 등은 종이었다

 

해질녘

구겨진 빛을 펼치는

종소리를 듣는다, 한 가닥

햇빛이 소중해지는

 

진 펄밭 썰물 때면

패인 상처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호밋날로 캐내는, 한 생애

 

쪼그린 아낙 등 뒤로

끄덕이며 끄덕이며 나귀처럼

고개 숙이는 햇살

어둠이 찾아오면, 소리 없이

 

밀물에 잠기는 종소리

 

'흐르는 風景 - 자작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꽃 / 김상우  (0) 2020.08.17
뿔 / 김상우  (0) 2020.08.17
산책 . 2 / 김상우  (0) 2020.08.17
할머니의 달 / 김상우  (0) 2020.08.17
흑백 필름 / 김상우  (0) 2020.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