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종(晩鍾)
구부린 등은 종이었다
해질녘
구겨진 빛을 펼치는
종소리를 듣는다, 한 가닥
햇빛이 소중해지는
진 펄밭 썰물 때면
패인 상처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호밋날로 캐내는, 한 생애
쪼그린 아낙 등 뒤로
끄덕이며 끄덕이며 나귀처럼
고개 숙이는 햇살
어둠이 찾아오면, 소리 없이
밀물에 잠기는 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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