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風景 - 자작詩

새 . 5 / 김상우

낙동강 파수꾼 2020. 5. 4. 17:44

 

새 · 5

 

 

바다를 건너기 전

새들이 하는 일은

지워져 흔적조차 없는

지난 봄의 항로를 복원하는 일이다

후각에서 조금씩 살아나는

먼 남쪽의 기억에 대해

옛일이란 듯

새들은 관대하다

첫눈이 내려

숲과 길이 묻히기 전에

며칠을 잠들지 못할 道程에 오르면서

새들이 하는 일은

이 척박한 땅에 대한 기억을

빨리 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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