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 5
바다를 건너기 전
새들이 하는 일은
지워져 흔적조차 없는
지난 봄의 항로를 복원하는 일이다
후각에서 조금씩 살아나는
먼 남쪽의 기억에 대해
옛일이란 듯
새들은 관대하다
첫눈이 내려
숲과 길이 묻히기 전에
며칠을 잠들지 못할 道程에 오르면서
새들이 하는 일은
이 척박한 땅에 대한 기억을
빨리 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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