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
산에 가도 산은 안 보이고
산줄기 밀고 가는 황국(黃菊)의 혼만 보인다
귀를 열면 어디선가 홍보석 같은
더 큰 귀들이 심장에 들어와 눕고
소리도 없는 곳에서
문득 메아리 하나가 허공에 길을 낸다
그러면 내가 떠난 뒤 끝에 누가 남아서
이 길로 소리도 없이 지나가리니
그러면 또 눈감고 고요히 지켜보리라
산에 든 내 안에 귀가 앉아
또 하나 볼 수 없는 산이 들어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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