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風景 - 자작詩

등반 / 김상우

낙동강 파수꾼 2020. 5. 4. 14:35

 

등반

 

 

산에 가도 산은 안 보이고

산줄기 밀고 가는 황국(黃菊)의 혼만 보인다

귀를 열면 어디선가 홍보석 같은

더 큰 귀들이 심장에 들어와 눕고

소리도 없는 곳에서

문득 메아리 하나가 허공에 길을 낸다

그러면 내가 떠난 뒤 끝에 누가 남아서

이 길로 소리도 없이 지나가리니

그러면 또 눈감고 고요히 지켜보리라

산에 든 내 안에 귀가 앉아

또 하나 볼 수 없는 산이 들어서서

 

 

 

 

'흐르는 風景 - 자작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리 나라 / 김상우  (0) 2020.05.04
돌담 / 김상우  (0) 2020.05.04
사과꽃 핀 날 / 김상우  (0) 2020.05.04
시를 쓰는 이유 / 김상우  (0) 2020.03.29
가을 밤 / 김상우  (0) 2020.03.03